무지개 진지2

무지개 진지_제주도 알뜨르 비행장, 2017

일제강점기, 평화로운 농작지였던 땅에 군사기지가 들어섰다. 일본이 모슬포 주민을 동원하여 조성한 군용 비행장 알뜨르비행장은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군사 전초기지로 활용되었다. 그 옆 섯알오름에는 민간인 학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유적지가 있다.


작업노트
'진지'는 적으로부터 자신을 은폐, 엄폐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고, 동시에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구조물이다. 자루에 모래를 채우고, 그것을 ‘ㄷ’자모양으로 쌓아올린다. 자루의 색은 흔히 말하는 '국방색'이다. 나는 이 진지의 색을 무지개색으로 바꾼다. 은폐를 위해 선택된 국방색이 무지개 색으로 바뀌는 것은, 진지의 '커밍아웃'이다. 스스로 드러내서 전투 의지가 없음을 밝힌다. 그것은 항복이 아닌 '평화의 제스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