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Korea

Made in Korea, 2006

메이드 인 코리아가 메이드 인 차이나와 같은 공간에 전시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두 작품은 일종의 액자구조, 즉 미장 아빔(mise en abyme)을 형성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 시리즈가 다층적 이야기와 문화가 교차하는 영화를 배경으로 했다면 이 작품에서 그는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인 차이나 타운을 선택했다. 물론 ‘중국’이라는 기호만 간직하고 커뮤니티가 갖춰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일개 관광 음식 단지라는 사실을 통해 중국과 남한 사이에서 모호하게 떠도는 차이나 타운의 무국적성이 발견 되기도 한다. 국제 공항과도 같은 차이나 타운.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나 타운에는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차이나 타운이 인정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이 장소의 존재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정당성은 확보된다. 그러니까 차이나 타운은 급조된 마을의 무-역사성과 실제 존재 사이에서 끊임 없이 흔들리는 장소이다. 급조된 차이나 타운은 남한과 중국의 관계뿐 아니라 남한의 개발 이데올로기의 기억을 점층법적으로 드러낸다. 이 순간 중국 동네는 ‘말 그대로’ 남한에 의해 만들어진 장소가 된다. 
‘메이드 인 차이나’ 스티커가 글로벌 자본주의에 의해 잠식당한 이상주의의 아련함을 환기시킨다면, 과거 홍위병이 흔들었을 법한 붉은 깃발 속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문구는 다양한 정치적이고 급진적 투쟁과 요구가 독재와 개발의 이데올로기로 대체된 현재 상황을 환기시킨다. 그리고 이 상황이 고착화된 계기는 ‘영어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서부 총잡이’ 속에서 발견된다. - 차이나 타운 – ‘메이드 인 코리아’ 깃발을 흔들다. -임경용

China Town in Korea, Digital C-Print, 101.6*127cm, 2006






English Village in Korea, Digital C-Print, 101.6*127cm, 2006






Made in China, 2006

여기에 너무 친숙한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그 스티커는 각 영화의 고유한 특수성을 무력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물론 영화는 시간의 예술이며 옥정호는 단지 그 영화의 한 순간만을 빌려 왔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영화를 기억의 이미지로 기억하며, 영화 역시 관객들을 위한 기억의 장소를 만들어 내게 마련이다. 옥정호는 영화의 이러한 장소를 선택하여 그 긴장의 순간에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를 붙여 버린다. 그러나 '메이드 인 차이나' 스티커는 떼어버리면 그만이다. 그 기호는 각인되어 있지 않다. 다분히 역사적인 기억을 담지 하는 이 스티커는 그러나 연작 시리즈 내부의 폭력적 네러티브를 해소하는 역할도 병행한다. 위의 영화들이 환기하는 폭력적 네러티브의 골이 그리 녹녹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가 이 시리즈에서 느끼는 웃음은 쉽게 도출되기 어려운 것이다. -임경용

Made in China –영화 ‘Kill Bill’ 중,  Digital C-Print , 101.6*127cm, 2006






Made in China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중/ Digital C-Print / 101.6*127cm / 2006






Made in China –영화 cast away 중/ Digital C-Print / 101.6*127cm / 2006






Made in China –영화 ‘넘버3’ 중/ Digital C-Print / 101.6*127cm / 2006